최고 데이터 및 분석 책임자(CDAO)들은 AI 시대에 역할을 재정립해야 할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 가트너(Gartner)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역할이 조직의 IT 팀에 흡수될 가능성이 있다.
가트너는 2026년까지 전사적 영향력과 측정 가능한 비즈니스 성과를 최우선 과제로 삼지 않는 CDAO의 75%가 IT 부서에 흡수될 것으로 예측했다.
생성형 AI로 인해 조직이 데이터 전략을 재평가해야 하는 상황에서, CDO 및 CDAO는 리더로서 기존의 데이터 관리 및 거버넌스 기능을 넘어선 비즈니스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고 가트너는 조언했다.
가트너의 데이터 및 분석 전략 분야 애널리스트인 앨런 던컨은 “CDO 및 CDAO에게는 조직의 AI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지만, CIO, 최고 AI 책임자 및 다른 IT 리더들과의 영역 다툼에 휘말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가트너 보고서는 “생성형 AI로 인해 CDAO가 자신과 그 역할을 재창조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그렇지 않으면 도태될 위험이 있다. 관련성을 유지하기 위해 CDAO는 조직의 가치 지향점과 문제점을 이해해 권한을 확보하고, 영향력을 키우며, 경영진 동료들과 신뢰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백오피스에서 벗어나기
던컨은 기존 CDO와 CDAO가 데이터 거버넌스, 데이터 품질, 데이터 관리와 같은 백오피스 업무에 집중했지만, 현재 이 직책에 있다면 비즈니스에 가치를 제공하는 방법을 보여줌으로써 가시성을 더욱 확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기능들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긴 하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누수가 발생하기 전까지 하수도에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많은 경우 CDO 및 CDAO는 비즈니스 가치를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고 던컨은 덧붙였다. 그는 데이터 품질이 AI 프로젝트의 성공과 직결되는 만큼, CDAO가 가시성을 높이고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생성형 AI가 여기에 기름을 부었고, 이제 엄청난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부 조직에서는 CDAO가 AI 작업의 일부를 차지하기 위해 싸워야 할 수도 있다. 많은 IT 및 비즈니스 임원이 내부 AI 관련 업무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던컨은 CDAO와 다른 경영진이 경쟁 대신 협력 환경을 조성해 임원 및 직원들이 AI 배포 성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AI가 모든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는 마치 상점 진열장과도 같다. 거기에 들어가고 싶다면 어떻게 들어갈지, 누가 그곳에 들어가고자 하는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던컨은 동료들이 자신의 역할을 이해도록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CDO라면 대인 관계 기술에 집중해 비즈니스와 AI 프로젝트의 가치를 더 잘 입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CDO 및 CDAO가 항상 팀 빌딩 역량을 위해 채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CIO, CFO 같은 다른 임원과 좋은 업무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경우 CDO는 데이터 거버넌스 기술을 위해 채용된다. 다시 말해 외교 책임자가 아니라 전달 책임자로써 고용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방어에서 공격으로
사이버 보안 솔루션 기업 나이트윙(Nightwing)의 최고 기술 책임자(CTO) 겸 CDO로 최근 부임한 크리스토퍼 존스는 CDO 역할이 처음부터 규정 준수와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지만, 이제는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CIA의 전 과학 기술 부국장이었던 존스는 “규정 준수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CDO의 방어적 역량과 비즈니스 및 임무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역량 사이에는 격차가 있다. 공공 및 민간 부문 조직 전반에 걸쳐 이런 목표를 정의하는 방식이 그들을 한계 짓는 경우가 많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데이터 관리 및 분석이 올바르게 수행되면 비즈니스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내부 데이터는 조직이 보다 효율적인 운영, 새로운 시장 기회, 직원 교육 필요성 등 많은 인사이트를 얻는 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데이터가 중요해진 만큼, 존스는 전통적인 데이터 관리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창출되는 기회를 조직 리더십에 제시하는 것이 CDO와 CDAO의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CDO는 분석을 규모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올바르게 확보하는 기본적인 문제와 씨름해야 하며, 이는 장기 과제가 될 수 있다. 시장이 항상 인내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긴박감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소매 데이터 과학 기업 84.51°의 최고 데이터 및 기술 책임자인 토드 제임스는 CDO 및 CDAO가 AI와 고급 데이터 분석이 기존의 역할을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임스는 “AI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려는 의지가 커지면서 분석을 통해 데이터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초점이 급격이 옮겨갔다. CDAO의 방향은 고객과 직원의 이익을 위해 데이터로 비즈니스를 지원한다는 데서 시작하고 끝나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진화해야 할 때
제임스는 조직이 분석 중심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CDO 및 CDAO 직책도 일생일대의 과도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환 이후에는 핵심 데이터 관리 및 거버넌스 구성 요소는 IT 부서에게, 보다 전략적인 분석은 데이터에 능숙한 비즈니스 리더에게 맡겨지는 등 CDO의 역할이 분리될 수 있다. 비즈니스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경험, 기술이 부족한 CDAO는 더 다양한 경력을 가진 사람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직책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다른 데이터 전문가들은 미래를 보다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가령 데이터리더스(Data Leaders)가 9월에 발표한 ‘최고 데이터 책임자의 목소리’ 보고서는 CDO가 과제에 직면해 있긴 하지만, AI의 도입은 우수한 데이터 거버넌스의 가치를 입증한다고 밝혔다.
약 40명의 CDO와 CDAO의 기고로 작성된 보고서에 따르면 가트너는 AI에 대한 책임을 CIO가 져야 한다고 제안했으나, 데이터 임원들은 AI 프로젝트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역할에 기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데이터 리더들과의 토론에서 “CDO가 AI의 성공적인 통합을 뒷받침할 비즈니스 관계와 통찰력을 구축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누가 주도권을 잡든 성공하려면 CDO와 CIO 간의 협업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인 고용 안정성
디지털 서비스 기업 웨스트 먼로 파트너스(West Monroe Partners)의 최고 상업 책임자인 케이시 포스도 조직이 데이터 거버넌스, 유창성, 접근성에 더 높은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에CDO 및 CDAO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5년 후 최고 경영진의 모습’이라는 보고서에서 웨스트 먼로는 25세에서 45세 사이의 리더들에게 가까운 미래에 중요성이 높아질 역할을 질문했다. CDO 역할은 최고 AI 책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했으며, 응답자의 11%가 해당 역할이 미래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7%의 응답자는 CDO 역할이 5년 내에 단계적으로 폐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포스는 11%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최고 AI 책임자 직책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CDO나 CDAO 직책이 더 오래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와 같은 도구, 데이터 확산, 데이터 수익화와 함께 데이터는 기업과 가치 창출 능력에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사람들이 이 역할을 AI와 함께 묶어 CIO와 최고 AI 책임자에게 분배하면서 단기적인 하락세를 겪고 있지만, CDO 역할이 최고 AI 책임자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포스는 CDO에 계속 투자하는 조직이 데이터 수명 주기에서 더 성숙해질 것이며, 장기적인 비즈니스 성과에 있어 데이터와 AI의 중요한 역할을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새로운 데이터 복잡성과 규제 요구 사항을 고려할 때 조직에는 전담 리더십이 필요하다. 역할을 없애면 데이터가 모든 사람의 책임이자 동시에 누구의 책임도 아닌 상황이 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