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드리드에 본사를 둔 렙솔은 2024년 CIO닷컴이 주최한 CIO 100 어워드 최종 후보에 오른 기업으로, 멀티 에너지 중심 전환과 고객 지향성 강화, 디지털화, 혁신, 인재 관리를 위해 수년간 디지털 혁신을 추진해왔다.
이러한 전략은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진행될 신규 전략 계획에 명확히 반영됐다. 특히, 에너지 전환과 탄소 감축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하며, 디지털 기술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핵심 요소임을 강조했다.
렙솔은 2018년 디지털 프로그램의 첫 4개년 계획을 출범했다. 이 프로그램은 경영진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조직 전반에서 추진됐으며, 비즈니스 성과를 바탕으로 디지털 혁신의 효과를 검증해왔다. 이후 2차 디지털 프로그램을 통해 디지털화를 더욱 촉진하며, 7가지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는 ▲운영의 보안성과 신뢰성 강화 ▲지능형 계획 및 프로그래밍 ▲디지털 운영의 우수성 ▲디지털 최적화 자산 개발 ▲데이터 기반 옴니채널 고객 경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혁신 ▲민첩한 조직 운영 등이 포함된다.
현재 렙솔의 디지털 프로그램에서는 670건 이상의 디지털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이 중 400건이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프로젝트 중 34%가 파일럿 단계를 넘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태에 도달했다. 이들의 디지털 프로젝트 중 60%는 직접적으로, 나머지는 간접적으로 기업의 탄소 감축 목표를 지원하고 있다.
생성형 AI에 대한 전략적 투자
렙솔은 2018년부터 데이터와 AI에 주목해왔으며, 데이터 중심 조직으로의 전환을 전사적으로 추진했다. 차세대 디지털 혁신 과정에서 생성형AI의 등장으로 렙솔은 이 기술이 생산성의 변곡점이 될 것을 인식하고 ‘AI의 얼리어답터’가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2023년 6월 MS와 협력해 ‘생성형 AI 컴피턴스 센터’를 설립했다. 이 프로젝트는 CIO 100 어워드의 데이터 관리 및 AI 부문 최종 후보로 선정됐으며, 유럽 에너지 산업 내에서 선도적인 AI 활용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해당 센터는 렙솔이 AI 및 데이터 활용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기술적 가능성을 탐색하는 역할을 한다.
센터는 여러 분야에서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는 크게 4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새로운 업무 방식을 연구하는 실험실이다. 렙솔의 생성형 AI 컴피턴스 센터 책임자 마리아 앙헬레스 아로요는 “MS 코파일럿을 전사에 확산해 시간 절약, 품질 향상, 직원들이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렙솔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비즈니스에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례를 발굴하고 적용하는 ‘디지털 사례 개발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55건 이상의 생성형 AI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대표적인 사례로 ‘세이프플레이(SafePlay)’와 ‘하비(Harvey)’가 있다.
‘세이프플레이’는 과거 사고 데이터를 분석해 안전 교육 자료와 가이드라인을 자동 생성하는 AI 시스템으로, 사고 예방과 업무 안전성 향상에 기여한다. ‘하비’는 법률 문서를 분석하고, 계약서 및 표준과 비교해 차이점과 위험 요소를 자동으로 식별하는 AI 솔루션으로, 법무 검토 업무를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어 준다.
세 번째는 생성형 코드 개발 실험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속도를 높이고 품질을 개선하며 생산성을 증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로요는 “깃허브 코파일럿을 활용해 20개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110만 줄 이상의 코드를 생성하는 실험을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렙솔은 책임 있는 AI 운영 체계를 구축해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한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마련해왔다. 아로요는 “두 번째 디지털 혁신 단계에서 다른 조직과 협력해 공동 보고서를 작성하고, 책임 있는 AI 모델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라며 “유럽 AI 법안과 일치하는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AI를 법적으로, 책임감 있게, 민첩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거버넌스 모델을 정의했다”라고 말했다.
AI 역량 강화를 위한 추가 전략
렙솔은 1년간의 연구 끝에 기존 전략 외에도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추가했다. 각 비즈니스 부서에 최적화된 생성형 AI 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했으며, 생성형 AI가 비즈니스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모니터링하는 전담 부서 ‘비즈니스 및 생산성 영향 사무소’를 설립했다. 또한, AI 도입을 촉진하기 위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사용자와 애플리케이션 간의 상호 작용을 정의하는 ‘인간 중심 AI’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생성형 AI 컴피턴스 센터는 렙솔의 직원과 기업 문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새로운 업무 방식의 일환으로, ‘코파일럿 M365’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해 생성형 AI 도구의 효과를 평가했다. 약 4개월간의 실험 결과, 직원 1인당 주당 평균 121분의 업무 시간이 절감됐으며, 연간 96시간 이상의 시간 절약 효과를 거뒀다.
또한, 업무 산출물의 품질이 16% 향상됐으며,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직원 경험 또한 개선됐으며, 사용자 중 62%가 코파일럿을 사용하지 않고는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들은 생산성과 동기 부여 측면에서 코파일럿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CIO의 새로운 역할
후안 마누엘 가르시아는 2022년부터 렙솔의 CIO이자 CDO를 맡아 디지털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다. 현재 디지털 혁신의 두 번째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그는 AI와 생성형 AI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가르시아는 디지털 전환이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AI 컴피턴스 센터를 설립한 이유 역시 생산성 향상에 대한 확신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의 리더십은 2024년 CIO 100 어워드 ‘올해의 CIO’ 부문 최종 후보에 선정될 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조직 내 모든 사업 부서를 디지털 혁신 과정에 참여시키며, 각 부서가 자체적으로 디지털화를 주도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800명 규모의 IT 팀이 비즈니스 요구를 이해하고, 기술과 디지털 역량을 조직 내에 확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디지털 혁신의 중심에는 항상 사람이 있으며, 이들이 변화의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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