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감스럽게도 이념만으로는 수익을 거둘 수 없다. 특히 오픈소스에서는 더 그렇다. 오픈소스를 오랫동안 지켜본 결과, 업계에서는 그 규범적 가치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즉, 마치 오픈소스가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도덕적으로 우월한 방식인 것처럼 강조하고 이를 왜 수용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오픈소스든, 독점 소프트웨어든, 소프트웨어는 단지 일을 처리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좋고 나쁨은 전적으로 개발자와 고객이 더 효과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에 달려있다.
최근 레디스(Redis) CEO 로완 트롤로프는 일반 개발자에게 문제는 오픈 또는 폐쇄형 라이선스가 아니라 “이 제품이 애플리케이션에 필요한, 독특하고 차별화된 무언가를 제공하는가?”라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기술 분야의 가장 뜨거운 시장인 AI에서 자금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허깅페이스(Hugging Face)는 이제 오픈소스 AI 모델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며 상당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심지어 오픈소스가 AI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일종의 ‘불편한 진실’도 있다. 자사 사이트에서 “라마(Llama)는 폐쇄형 소스를 능가하거나 대등한 성능을 보이는 최초의 오픈소스 LLM 중 하나”라고 언급하고 있지만, 여러 전문가들은 라마가 진정한 의미의 오픈소스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는 단지 세부적인 문제일 뿐이다. 실제로 AI 시장에서 자금은 이상적인 오픈소스 이념보다는 고객 편의성에 훨씬 더 집중하는 초대형 클라우드 기업에게 흘러가고 있다.
다시 말해 오픈소스는 매우 중요하지만, 흔히 생각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중요할 수 있다.
자금 흐름 따라가기
오픈소스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는 오랫동안 이를 활용만 하고 기여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었던 AWS다. 사실 오픈소스에 대한 AWS의 기여는 비판론자들이 언급한 것보다 훨씬 더 복합적이었다. 구글처럼 명시적으로 오픈소스를 비즈니스 전략에 포함시킨 적은 없지만, AWS의 주요 초점은 늘 기업이 오픈소스를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었다. 이런 접근법은 비판보다는 실용적인 가치 창출에 중점을 둔 것이었다.
지난 몇 년간 데이비드 날리의 리더십 아래, AWS는 오픈소스에 관한 업계의 인식을 뒤집는 데 성공했다. AWS는 오픈소스에 대한 교조적인 태도를 줄이고 더 실용적인 접근법을 취하면서도, 오픈소스 솔루션이 고객에게 더 효과적이라는 낙관론을 유지했다. 다시 말해, 이념적인 주장 대신 오픈서치(OpenSearch), 포스트그레스(Postgres) 등의 프로젝트에 AWS가 더 많이 참여함으로써 고객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지를 더 많이 홍보했다. 회사가 오픈소스를 고객에게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할수록 고객은 AWS 서비스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화답했다.
또 다른 사례는 리눅스 재단(Linux Foundation)이다. 기업 후원금으로 운영됨에도 불구하고, 리눅스 재단은 오히려 타협 없는 오픈소스의 강력한 지지자로 자리매김했다. 일각에서는 기업 기부자들을 위해 오픈소스 정의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현실은 반대였다. 리눅스 재단의 오픈소스 지지 방식은 다른 비영리 단체들의 감상적인 접근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들의 성공 비결은 오픈소스를 비즈니스 가치와 직접 연결하는 데 있었다. 리눅스 재단 사무총장 짐 젬린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기업에 상당한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며, 대부분의 조직에서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가치가 더욱 증가한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오픈소스의 가치
이것이 리눅스 재단 오픈소스 지지의 핵심이다. 오픈소스에의 기여와 소비가 비즈니스에 유용하다는 것이다. 리눅스 재단은 이런 실용적 메시지를 전파함으로써, 오픈소스의 지속 가능성을 더욱 효과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반면 자유 소프트웨어 재단(Free Software Foundation)과 같은 동종 단체들은 지금까지 자유 및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념적 주장에 집중해 왔다. 이런 접근법은 이념적으로 깊이 공감하는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호소력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다시 말해 실질적으로 영향력 높은 오픈소스 지지 방식은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거나 소비하는 올바른 방법에 대한 이념적 논쟁보다는, 개발자와 기업이 작업을 더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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