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진짜 킬러가 등장했다. 인텔이 예견하지 못했던 또 다른 혁명이 출현한 것이다. AI와 엔비디아다. 사실, 인텔이 AI의 부상을 놓쳤다고 해서 인텔을 탓하기란 어렵다. 이를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AI가 성장을 가속화하기 훨씬 전부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하이엔드 게임과 암호화폐의 부상으로 1조 달러 규모의 회사로 성장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반면 인텔은? 이 칩 제조업체의 GPU 시장 점유율은 2023년 2분기 2%에서 2024년 2분기에는 0%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경쟁사인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80%에서 88%로 상승했다.
인텔의 주가는 2021년 2월 겔싱어가 취임한 이후 약 60% 하락했다. 지난 10월, 인텔은 56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분기 순손실인 166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분기에 인텔은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주주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그리고 다우지수에서 퇴출됐다. 모욕의 마지막 방점과 같은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