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CIO닷컴의 메리 프랫과 IT 리더 역할의 현실에 대해 논의하던 자리에서 웨스트먼로의 매니징 파트너 마크 타노위츠는 “전략적인 CIO는 항상 ‘예’라고 답한다. 비즈니스 부서가 원하는 것을 수용하되, 그로 인한 영향을 설명하며 다른 일을 포기해야 한다고 설명한다”라고 말했다.
시민 개발, 로우코드 및 노코드 앱, 애자일, IoT와 같은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이 IT 품질 관리 없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오늘날 많은 IT 리더가 이런 문제를 겪고 있다.
하지만 이제 비즈니스 자체도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기술 조직은 비즈니스 부서와 함께 움직일 뿐만 아니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이들을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비즈니스 이니셔티브가 갑작스럽게 요구하는 신규 솔루션을 잘 제공하면서 어떻게 IT 전략 계획을 뒤처지지 않게 유지할 수 있을까? 긴급한 요청을 기존 IT 전략과 연결해 기회로 만드는 몇 가지 접근 방식을 소개한다.
최선의 선택: 오랜 IT 과제를 끼워 넣는 ‘번들링’ 전략
우선순위가 매우 높은 프로젝트가 갑자기 발생할 때 효과적인 운영 전략 중 하나는 ‘번들링’이다. 필자는 실제로 번들링을 통해 연례 예산 회의에서 승인을 얻지 못했던 오랜 IT 과제를 함께 추진할 수 있었다.
3가지 예시를 통해 ‘번들링’ 전략의 작동 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첫째로 어느 기업이 새로운 지역에서의 제조 공장, 물류 센터, 지역 사무소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고 가정한다. 해당 지역에서 많은 비즈니스가 발생하고 있고, CEO와 이사회가 고객 기반에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운영을 확장하기를 원한다. 회사는 새 부지에 IT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때 수년 동안 요청해 온 인프라 업그레이드를 자연스럽게 포함시킬 수 있다. 인터넷 서비스, 클라우드, 네트워크, 서버 및 스토리지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프로젝트에서 함께 진행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주문 처리 시간이 오래 걸려 분당 수천 건의 거래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을 떠올릴 수 있다. 비즈니스 경영진은 이 문제가 잠재적으로 회사에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IT 부서는 수년 동안 거래 처리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베이스, 기본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하고자 했지만, CFO는 이를 ‘있으면 좋은’ 수준으로 인식하고 시급하지 않은 과제로 여겼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새로운 수요로 인한 매출 손실 우려가 이런 기초 IT 과제에 예산을 이끌어내는 기회일 수 있다.
세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어느 기업이 엣지 컴퓨팅 기반의 원격 운영 확대를 계획하고 있으며, 경영진과 이사회가 보안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상황을 가정한다. IT 부서는 제로트러스트 네트워크, IGA(identify governance administration)와 같은 사용자 인증 추적 기술, 원격 관리 자동화 솔루션에 대한 투자를 요청했지만, CEO와 CFO에게는 ‘부가적인 것’으로 느껴졌다. 조직에서 엣지 IT 배포가 중요해짐에 따라 업그레이드를 승인받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번들링은 데이터 사일로 제거나 데이터 거버넌스 강화 같은 기본 데이터 프로젝트를 달성하는 유효한 방법이다. 이는 수익 기회와 뚜렷하게 연관되지 않은, 비용이 많이 드는 프로젝트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AI 전환이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같은 매출 중심 이니셔티브와 함께 점진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현실적인 방안: 일정 재협상 또는 추가 자원 요청
모든 신규 프로젝트가 번들링 기회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이 경우에는 기존 IT 프로젝트의 속도를 조절하는 전략이 있다. 프로젝트 일정을 미루고 인력 배치를 줄이더라도, 일단 프로젝트를 ‘살려두는’ 방법이다.
이 전략을 택할 경우, 경영진과 주요 이해관계자에게 일정이 변경될 경우 발생할 영향을 명확히 설명하고 일정과 결과물을 재조정하도록 협의해야 한다. 이를테면 “ABC 프로젝트가 시급하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이를 추진하기 위해 XYZ 프로젝트는 일정이 ‘어느 시점’까지 지연될 것”이라고 설명하는 식이다.
일정 조정에 대해 경영진의 동의를 확보하고 문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경영진이 기존 프로젝트 일정을 그대로 유지하기를 원한다면, 신규 및 기존 프로젝트를 병행할 추가 자원을 요청하는 것도 방안일 수 있다.
최후의 선택: 프로젝트 보류 및 비즈니스 변화에 따른 IT 영향 재평가
새로운 비즈니스 우선순위로 인해 기존의 전략적 IT 프로젝트를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일시 중단하거나 프로젝트가 원래 목표에서 멀어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재 비즈니스 변화와의 관련성을 재검토해야 한다. 비즈니스 전략이 급격히 변화하면 전체 IT 전략 자체의 수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
비즈니스 변화가 IT 전략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면, 이런 영향력과 IT 우선순위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사회, 이해관계자, 경영진, 내부 직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전략을 재조정하고 방향을 바꾸기 시작하면 흐름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우선순위가 계속 바뀔 수 있다. 구성원들이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을 신뢰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되면 사기가 저하될 수 있다. 따라서 CIO는 이런 극단적인 조치를 피할 가능성이 높다.
갑작스러운 비즈니스 변화에 IT 전략이 흔들리지 않도록 CIO가 사전에 준비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부득이하게 프로젝트를 연기해야 할 경우에는 이를 ‘취소’하는 대신 ‘보류’로 설정하는 것이 유용할 수 있다. 단, 프로젝트가 비즈니스 발전으로 인해 완전히 불필요해졌을 경우는 예외다. 예를 들어, 기업 인수 소식으로 인해 기존에 준비하던 ERP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불필요해지는 상황이 있다. 인수 후 상대 기업의 ERP를 사용하는 것으로 계획이 전환된다면, 해당 프로젝트는 폐기할 수 있다.
둘째, 가능하다면 짧은 기간 내에 배포할 수 있는 형태로 프로젝트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프라 구성 요소를 컨테이너화하고, 애자일 방법론, 로우코드 노코드 도구, 그리고 벤더가 제공하는 개발 도구와 방법론을 활용해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 이 중 일부를 실현할 수 있다. 또한 비즈니스 전환이 발생했을 때에도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dl-ciokorea@foundryco.com